질투라는 감정에 대하여

질투라는 감정은 독특한 감정입니다. 두려움이나 분노와 같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감정이긴 하지만, 그 감정들은 질투보다 더 합리적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질투는 불쾌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부끄럽게 여기는 감정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질투를 느낀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대다수이지요. 또한 질투는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여러 감정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입니다. 보통 두려움과 슬픔과 분노, 불안과 절망 등이 뒤섞인 감정이지요. 여기에 질투를 느끼는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죄책감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질투는 사회적 범죄의 동기가 되는 대표적인 감정이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질투는 사람에게 극단적인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 특히 성적 질투심은 살인의 동기가 됩니다. 남성이 다른 남성을 살해하는 사건의 약 20%는 성적 질투심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질투심이 부정적으로 이용되는 감정만은 아닙니다. 극단적이지 않은, 경미한 질투심은 오히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전략적으로 동원되기도 합니다. 연인관계에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자신이 얼마나 다른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지를 은근히 과시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왕왕 벌어지는 일이지요. 또한 2등이 1등에게 가지는 질투심은 2등에게 더 노력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 질투라는 감정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질투라는 감정은 연구하기 어렵지만 심리학자들에게 꽤 매력적인 주제입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려는 욕망이 질투의 씨앗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성적 질투심에 대한 것만 설명해주고 있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질투심과 비슷한 감정으로 시기심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같은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다른 감정입니다. 질투는 자신의 가치가 낮다는 두려움에서 기반한 감정이지만 시기는 부러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흔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감정이 그것입니다.
질투와 시기가 사회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보통 불평등 문제가 그것이지요.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 더욱 노력하게 하는 감정도 질투와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질투심 또한 과도한 것과 부족한 것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