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노에 대하여

분노는 대체로 부정적인 감정으로 흔히 여겨집니다. 하지만 분노는 부정적이기만 한 감정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에게 쓸데없는 감정이란 없는 것이죠. 분노 또한 우리에게 유용한 감정이 될 수 있습니다. 분노는 우리 신체가 공격에 대비하게 해 주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분노만큼 우리를 오랫동안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감정은 달리 없지요. 분노는 때로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이 되기도 하고 의지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감정에 비해 분노라는 감정은 어두운 감정이기는 합니다. 자기 방어의 도구가 되었던 분노가 점점 폭력을 낳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노는 부당함에 맞서는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인종차별과 약자혐오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가졌던 사람들이 그 예일 것입니다. 그들은 분노를 통해 결집되었고, 분노를 통해 그들을 억압하는 힘과 맞서 싸울 수 있었으며, 결국 변화를 이루어 냈습니다. 분노의 핵심은 적절한 때, 적절한 사람들과 함께 적절한 이유를 두고 적절하게 터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한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화가 났을 때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분노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노는 자기를 방어하고 상황을 개선시키는 종류의 분노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러한 분노는 충동에 대한 통제가 문제가 됩니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입니다. 충동적인 공격 현상을 보이는 사람은 이 세로토닌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세로토닌은 우리에게 충동적 행동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로토닌이 부족하다면 참을성이 없어지고, 결국 분노로 인한 충동적 행동을 해버리고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정확히 무엇때문에 분노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고, 분석해보는 태도가 중요할 것입니다. 적절한 분노를 표출하여 세상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충동적 분노를 표출하여 나중에 후회할 것인가는 그것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