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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뽕냥딩의 공간
태백 황지연못 본문
제가 가본 공원들 중 역대로 최고였던 황지연못입니다. 강원도 여행을 하던 중 들렀던 태백의 황지연못입니다. 세종시 호수공원이나 후쿠오카의 오호리공원처럼 넓은 호수도 아닌데, 인공연못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성된 연못이란 그런지 물이 정말 맑아요. 웬만한 계곡 저리가라 할 정도로 물이 맑은데다, 손을 담그면 싸하게 차가운 느낌까지 드는 상쾌한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공원을 매일 산책하고 놀러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집 주변에도 수변공원이 있긴 있지만, 아무래도 물이 더러워요. 그래서 더욱 부러운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공원을 구경하면서 좋았던 것은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의 분위기였어요. 연못 구경도 좋았지만, 사람들로 북적대는 연못을 보고 있노라니 더 좋더군요. 공원 한켠에서는 물이 바닥에서 솟아올라 사람들의 옷을 적시고 있었어요. 깔깔거리면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니 저까지 기분이 좋아져요. 제가 개인적으로 태백시에 가지고 있던 탄광촌의 분위기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황지연못은 우리나라의 연못들이 대게 그렇듯 장자못 설화를 가지고 있어요. 구두쇠에 고집쟁이인 황부자가 어느날 집에 시주하러 온 중을 험하게 내쫓았는데, 그 집 며느리가 중에게 몰래 쌀을 시주하고 화를 면한다는 이야기죠. 중은 착한 며느리에게 모일 모시에 집을 떠나되,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를 주죠. 하지만 며느리는 집을 나서다 호기심에 못 이겨 뒤를 돌아보고 마는데, 집은 무너져 커다란 연못이 되어 있었고 며느리는 그대로 돌이 되어 버렸답니다. 이 공원에는 돌이된 며느리의 동상이 있어요. 며느리는 야무지게 아이를 업고, 기르던 개까지 데리고 탈출하려다 돌이 되었습니다ㅠ 물론 남편은 데리고 가지 않죠! (아마 남편이 제 아버지를 꼭 닮았나 봐요)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태백의 황지연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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