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푸 우미지고쿠(바다지옥) 입욕제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번 일본 규슈의 벳푸 지역을 여행했을 때 들렀던 바다지옥 (우미지고쿠) 의 기념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벳푸 바다지옥은 지옥순례를 할 수 있는 지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에요. 패키지여행으로 간다면 주로 가마솥지옥 (가마도 지고쿠)만 들르시는 것 같은데, 사실 둘 다 가본 저로서는 바다지옥이 좀 더 좋았답니다. 가마솥지옥은 작고 오밀조밀하게 지옥 온천과 각종 체험거리가 많아 재미있지만, 바다지옥은 일단 규모가 크고 공원처럼 되어 있어서 좀 더 넓게 즐길 수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바다지옥에는 큰 규모의 기념품샵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을 가서 쇼핑하는 걸 좋아하는 저는 이런 기념품 구경에 아주 환장을 한답니다.

바다지옥의 기념품샵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 입욕제입니다. 파란 바탕에 도깨비 세 마리가 사이좋게 온천물에 목욕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바다지옥 물은 따끈한 온천물인가 싶긴 하겠지만, 사실 바다지옥의 온천물은 다른 지옥의 온천물보다 훨씬 훨씬 뜨거워요. 100도가 넘는 날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계속해서 하얀 수증기가 대량으로 뿜어져나오며 끓고 있기 때문에 정말 도깨비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온도입니다. 그래서 안개 없이 온천물을 보기란 힘들죠. (반면 가마솥지옥의 물은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수증기가 별로 없어서 물 색을 잘 볼 수 있어요.) 그 펄펄 끓는 뜨거운 온천수를 특수 순간 건조법을 사용하여 분말로 만들어 사람이 목욕할 때 물에 풀어 쓸 수 있도록 만든 입욕제가 바로 바다지옥 입욕제입니다. 가격은 30개에 3000엔이니까 하나에 100엔 꼴이에요.

집에 가져와서 욕조에 물을 풀고 저 바다지옥 분말을 넣었습니다. 바다지옥 물은 정말 파~란, 맑은 파란색인데 분말을 푼 물의 색깔은 파란 색이 아닌 민트색이었어요. 그리고 굉장히 진한 향이 납니다. 이 향이 얼마나 진하냐 하면, 목욕을 끝낸 후에 입욕제가 들어 있던 봉지를 버리지 않고 화장실 세면대 근처에 놔두면, 한 3일 정도는 방향제 역할을 해 줄 정도로 색이 진해요. 하지만 막상 들어가서 계속 맡고 있으면 향기때문에 진해서 숨막힌다 그러진 않아서 또 신기해요. 사람의 코가 적응력이 좋은 걸까요? 그래서 가끔 주말 아침에 여유가 생겨서 아침에 이 입욕제로 목욕을 하고 나가면, 하루종일 향기가 몸에서 돈다는 말을 주변 지인들에게 들을 수 있습니다. 향기는 향수냄새보다는 세제냄새에 가깝기 때문에, 막 샤워하고 난 듯한 향기가 몸에 뱁니다.

이것도 역시 추천드려요! 벳푸에 가면 꼭 사오시길 바랄게요!